일부 저축은행들이 대출금리가 18~27%에 이르는 고금리 ‘가계신용대출’에 집중하고 있어 사실상 대부업체와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경기 동두천, 연천)실이 예금보험공사의 2017년 2분기 저축은행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총자산 기준 상위 10개 저축은행 가운데 절반이 총대출 대비 가계신용대출 비중이 40%를 넘었다.

특히 OK저축은행(53.2%), JT친애저축은행(51.7%), 웰컴저축은행(63.0%)은 대출의 절반이상이 가계신용대출이었다.

조사대상인 79개 전체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비중이 12%라는 점을 고려하면 업계상위 저축은행일수록 고금리 신용대출에 의존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상위 10개사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24.4%로 상당히 높았는데,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JT친애저축은행(22.61%)만 51억원의 당기순손실(2017년 2분기)을 기록했고 다른 저축은행은 모두 순이익을 기록했다. 한때 서민금융기관이라고 불리던 저축은행이 이제는 대부업과 같은 사업방식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저축은행의 무분별한 대출광고가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김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저축은행 광고비 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가계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들이 광고비 지출도 많았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1,094억원)의 뒤를 이어 OK저축은행(899억원), 웰컴저축은행(567억원), JT친애저축은행(369억원)이 나란히 2~3위를 차지한 것이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법정최고금리가 현행 27.9%에서 24%로 낮아지고, 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국내 기준금리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금리와 최저금리간 폭이 좁아질 경우 은행, 보험, 저축은행 등 예대업무를 수행하는 금융업권 간 시장 중첩이 발생해 경쟁이 심화될 수 밖에 없다.

이미 일부 대형은행은 제2금융권이 장악하고 있던 자동차담보대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고 인터넷전문은행도 세를 확장하고 있어 경쟁은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이 고금리 가계신용대출에 집중하는 것은 결국 제1금융권과 대부업계 사이에서 생존을 위해 발버둥 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계부채 증가문제와 중금리 대출 취급요구, 금리정책 변화 등 앞으로의 환경변화에 대응하기엔 부족하다.

아직은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흑자경영을 하고 있지만 언제 또 제2의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할지 모르는 것이다.

김 의원은 "저축은행 업권은 이자놀이에만 급급하지 말고 경영환경 변화에 대비한 치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며, "금융당국도 금융업권간의 경쟁이 시장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하도록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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