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다, 역부족이었다, 노력하겠다'만 일관하는 의장

"지난해 최종 합격통보 받은 뒤 기쁜마음에 곧바로 임용될 줄 알고 이사했는데 어떻게 살아야될지 막막합니다"

지난해 8월 19일 최종 합격통보를 받고 즐거운 마음에 서둘러 남양주시청 인근으로 이사했지만 지금까지 임용되지 못해 생활고를 겪고 있는 A씨의 하소연이다. A씨는 매달 내야하는 월세에다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여기저기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자리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땅히 의지할 곳이 없는 A씨는 지금까지 지인 등에게 '임용돼 월급타면 주겠다'며 돈을 빌려 연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한두번. 더이상 기댈 곳이 없는 A씨는 사실상 자포자기 상태다.

A씨처럼 지난해 8월 19일 지방공무원 공채시험 최종 합격 통보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임용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규임용예정자들에 대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들은 23일 열린 제270회 본회의에서 의장 직권으로 상정될 것이란 기대담을 갖고 본회의장 앞에서 기다렸지만 결국 상정되지 않았다.  이들은 의장과 만나 '죄송하다',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다음 임시회에서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만 듣고 돌아서야 했다.

조직개편 관련 조례안이 상정되길 기대했던 남양주시 신규임용예정자들과 부모가 23일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자 신민철 의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신 의장은 이자리에서 '죄송하다. 역부족이었다. 노력하겠다'는 답변만 하고 있다.

이들은 당장 어떻게 살아야될지 답답하다. 사연도 다양하다. 1년여 가까이 매달 내야하는 월세와 생활비를  부모님에게 의지하고 있는 B씨는 "지난해 최종합격해 부모님에게 큰소리 쳤는데 지금까지 월세와 생활비를 지원받고 있으니 미안할 따름"이라며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집에 있지 뭐하러 방을 얻었겠냐"고 말했다.

1급 시각장애우인 C씨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C씨는 지난해 최종 합격통보를 받고 지난 2월 구리시로 이사했다. 이동이 자유롭지 않다보니 자차를 이용하지 못해 이동이 편리한 역 주변에 거처를 마련해야만 했다. 이때문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콜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공무원 합격소식에 그만두고 이사했다. 지팡이에 의존해 거동했던 C씨는 최근 안내견을 분양받아 훈련중이지만 임용되지 못한 불안감에 기뻐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을까 우려한 나머지 조심스럽게 인터뷰에 응한 C씨는 "여건이 안되는 홀 어머니에게 지원받는 것도 너무 죄송스럽다"며 "임용이 늦어질 줄 알았다면 무리하면서까지 독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격의 기쁨도 잠시, 이렇게 임용이 늦어질 줄 몰랐다. 터무니 없는 이유로 임용이 늦어져 유감스러울 뿐"이라고 했다.

한편, 시의회는 상황이 이런데도 이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 없이 볼상사나운 모습만 보였다. 산건위원장의 상임위 심사결과 보고 과정에서 질의에 나선 장근환 의원이 눈감고 경청하고 있는 조광한 시장을 향해 '성의있는 경청자세'를 요구한 것. 이때문에 정회된데다 이영환 의원의 미숙한 행동으로 잠시 회의가 진행되지 않는 등 소동을 빚었다. 장의원은 폐회 후 조시장을 만나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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